EVE의 에디터 ‘세상에오럴수가’ 입니다. 세상에 오럴수가 싶은 재밌고 신선한 섹스 화두나 오럴때 저럴 때 매번 달라 헷갈리는 섹스 상식들을 다룹니다.
안녕하세요 이브!!
이런 질문은 여기 올리기 좀 약한 주제인가싶어서 망설여지는데요. 저는 키스를 잘하는 방법이 정말 궁금해요!!
섹시하고 야하고 매력적인 키스는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이런 내용도 기회가 되면 다뤄주실 수 있을까요?
-이브레터에 날아온 질문 中
멋진 질문이다. 키스는 커플 간의 애정을 확인하는표현 수단이자 동시에 섹스 전체를 가늠하는 면접이자 전희의 첫 관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나눈 키스는 참 기대 이하였지만, 그래도 섹스는좋지 않을까?’와 같은 넉넉한 인심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에오늘 칼럼은 애정을 담은 뽀뽀나 드라마틱한 입맞춤이 아닌 섹스를 떠올리게끔 하는 섹시한 키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립밤을 슬쩍 바르고 입맛을 다셔가며 차분히 읽어보자.
💋방법이 아닌 타이밍
칼럼을 적기 전 사람들이 키스에 대해 무엇을 궁금해할까 싶어 검색을 통해 많은 콘텐츠를 훑어봤다. 프렌치 키스, 버드 키스, 햄버거키스, 레슬링 키스, 와이드 스페이스 키스, 에어 키스와 같은 별칭을 설명한 뒤 어떻게 입술을 덮고 물고 혀를 돌리고 빼야 하는지 상세하게 시범을 보이는유튜버가 참 많았다.
눈을 감은 채 허공에 혀를 날름대며 VR 키스를시연하는 그들의 열정에 나 역시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이런 콘텐츠는 그저 전업 유튜버의 직업적 고충을느끼기 위해, 퇴사는 유예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 보시라 추천하고 싶다. 키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닌 타이밍이다.
인생의 베스트 키스 TOP 3을 꼽아보라는 질문을 건네면대개 야경, 전구, 거리에서 흐르던 음악, 골목, 스카이라운지, 모닥불과같은 키워드들이 언급되곤 한다. 능숙한 구강 놀림이 먼저 언급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키스가 기술적 요소보다는 시간과 장소와 같은 타이밍에 많은 영향을 받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떻게 키스해야 하는가’보다 ‘언제 키스해야 하는가’를더 주목해야 한다. 아래의 기준을 토대로 키스의 타이밍을 잘 가늠해보자.
🎆지금 여기는 키스하기 좋은 시공간인가?
로맨틱하기 그지없는 음악이 스피커나 오케스트라로 흘러나오는 상황이 아니라면 다소 시끄러운 환경은피하는 것이 좋겠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면 진사명륜갈비집 앞이나 동네 편의점 근처도 썩 추천하지않는다. 야외라면 38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나 영하 7도에 가까운 날씨를 피해야 할 것이며 주변에 해충이나 벌레, 비둘기, 혹은 야생동물이 도사리고 있는 환경도 피해야 할 것이다.
키스하기 좋은 시공간이란 상대와 내가 서로에게 정신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몸과 마음이 편하게 이완될 수 있는지를 기준 삼아야 한다. 개인의 주관과 취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번잡하고 위험한 환경은 최대한 피할 것을 권장한다.
🙂지금 우리는 키스하기 좋은 감정 상태인가?
골똘하게 고민에 빠진 상대의 입술에 갑자기 kiss. 슬픔에젖어서 위로를 기대하는 상대의 입술에 갑자기 kiss. 붕어빵을 먹는 데 열중하고 있는 상대의 입술에갑자기 kiss. K-드라마가 미친 악영향 중 하나다. BGM이달달하고 카메라 앵글이 감각적이라 그렇지 현실에서 이런 키스는 대부분 ‘감동’이 아닌 ‘당혹’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미 애착 관계가 굳건하게 형성된 관계라면 키스가 가능한 감정의 폭이 더 넓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시한 키스를 원한다면 상대와 내가 지금 키스하기 좋은 감정적 상태인지를 신중하게 가늠해야한다. 기말고사나 연봉협상 직전에 격렬한 키스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파트너의 감정 상태를 잘 헤아려보자.
💨지금 내 입과 숨은 키스하기 좋은 상황인가?
COVID-19로 인해 자신의 숨 냄새가 그리 훌륭하지 않았음을깨달은 사람이 많아졌고, 그로 인해 가그린과 멘톨 껌 판매량은 유례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먼 훗날 이 전염병이 없어진 후에도 구취 점검에 대한 인류의 습관은 이어질테니 우리는 더 키스하기 좋은세상에 살 수 있지 않을까?
다들 알다시피 인간의 구취는 그리 황홀하지 않다. 향이강한 음식을 먹었다면 내 구취가 적정 수준인지 꼭 확인하고 대안을 마련하자.
겨울철에는 피부가 건조하기 마련이니 키스 전에 립밤이나 바셀린을 발라 입술에 수분을 보충하는것이 좋겠다. 미관상으로도 좋지만 건조한 상태에서 키스하다 입술이 찢어져 피가 나오는 불상사를 방지하는목적도 있다. 마지막으로 남성의 경우 키스 전에 면도를 꼭 하자. 동양인의수염은 매우 굵고 밀도가 낮아 충분한 관리로 기른 상태가 아니라면 십중팔구 키스할 때 따갑고 아프다.
🧐강렬한 것보다 나은신중함
누군가는 반발할 수 있겠다. 본인은 폭풍같이 강렬한키스가 좋다고 주장할 수 있겠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자. 그강렬한 키스는 정말 혀와 입술의 움직임이 강렬해서 좋았던 걸까? 입술이 얼얼할 만큼 강력한 흡착과 어디로튈지 모를 지경이던 혀의 움직임이 좋았던 것 맞나?
대개 키스는 신중한 쪽이 낫다. 평온하던 마음에불씨를 지핀 사람이라면 굳이 우악스러운 방식이지 않아도 강렬할 감정이 느껴질 것이다. 아래의내용을 참고하여 좀 더 신중하고 차분한 키스를 나눠보자.
🙆♀️멈춰도 됩니다. 아니, 권장합니다.
무언가의 목표를 향해, 맹렬하게 클라이맥스로 치닫지않아도 된다. 가끔은 멈춰서 상대의 눈을 바라보자. 감정을극대화하자. 잠시 입을 떼고 파트너의 눈을 바라보거나 미소짓거나 무언가 서로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여도 좋겠다. (오 잘하는데?와 같은 품평 멘트보다는 로맨틱한 현재의 감정을 나눠보자)
숨이 너무 차다면 잠시 숨을 가다듬어도 된다. 목표하는바(섹스)를 향해 거침없이 치닫는 키스보다 여유롭고 친밀한키스가 더 섹시하다. 여유로운 키스를 통해 서로를 스킨십 대상이 아닌 완전한 사람으로 교감하고 있다는감정을 더 짙게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를 갖고 충분히 감상하자. 섹시한 키스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리더십과 카리스마는 넣어두세요.
키스할 때 본인은 ‘리드하는 편'이라고 말하는 이와 입을 맞춘 적 있다. 입술을 맞대며 천천히음미하겠다 싶다가 갑자기 숨을 불어넣기도 했고, 혀가 살짝살짝 오가는 타이밍이겠다 싶었는데 갑자기 송곳니로혀를 콱 깨물곤 했다.
놀람과 당혹이 없는 차분한 키스를 지향한다. 키스 중 여러 시도를 대담하게 주도하는 것은 ‘리드하는것’이 아니다. 그 한 번의 키스로 다시는 그와 키스하지 않았던내가 그 리더십의 실패 사례다. 키스할 때 카리스마와 리더십은 잠시 넣어두고 배려와 신중의 아이콘이 되길 권장한다.
🤲둘 데가 없다면 손을 잡으세요.
‘키스하며 손은 어디를 잡아라’와 같은 말은 사실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리고 키스하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다이어트 중인데 민감한 허리를 감싸느니 차라리 가슴을 만지라는 사람도 있고,머리 손질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머리를 만지느니 차라리 어깨를 감싸라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애매할 때는 차라리 손을 잡자. 그 뒤로그 손을 잡아 내 목 뒤로 얹어도 되겠고 벽 뒤로 밀어 고정해도 좋겠다. 손을 둘 데가 없어 어색하다면, 예측불허 미지의 공간에 손을 갖다 대는 것 보다 상대의 손을 잡는 쪽이 무난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혀와 침은 대부분 소소익선입니다
혀와 침은 소소익선이다. 기도를 막을 기세로 맹렬히움직이는 혀나 화재 진압을 방불케 하는 침의 향연은 대부분 기피 대상이다. 키스를 통해 상대와의 아찔한섹스가 떠올라야 하는데, 본가에 있는 강아지와의 추억이 떠올라서야 되겠는가?
물론 혀를 사용한 키스, 타액이 짙게 오갈 만큼열정적인 키스는 굉장히 매력적이고 매혹적이다. 키스에서 혀는 섹스에 대한 단상을 빠르게 불러일으키는신호탄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에서 언급한 타이밍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 1시간 내로 섹스할 상황이 아니라면 혀와 침이 난무하는 키스는 오히려 당혹감과 아쉬움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크다.
그러니 혀를 맘껏 사용하는 키스는 상황을 잘 파악하며 아껴 두자. 그리고 침 역시 중간중간 잘 삼켜주자. 침이 흥건해야 하는 순간은키스가 아닌 섹스 중에 있으니 그 상황을 위해 축적을 권장한다.
플라톤은 ‘키스는 영혼이 육체를 떠나가는 순간의경험’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500년 전에도 여전히 키스는 황홀했나 보다.
타인의 모든 타액이나 분비물은 불쾌하게 생각하면서 우리는 입술로 나누는, 키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쾌감을 기대하곤 한다. 이번 연말연시, 거리 두기가 한창인 이 시점에도 누군가는 거리를 좁혀도 될까 말까 설레며 입술의 간격을 재고 있을 것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키스가 기적처럼 곳곳에 피어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요약
1. 키스는 기술적 요소보다 시간과 장소와 같은 타이밍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어떻게 키스해야 하는 가’보다 ‘언제 키스해야 하는가’를 더 주목해야 한다.
2. 기말고사나 연봉협상 직전에 격렬한 키스를 나누고 싶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섹시한 키스를 원한다면 상대와 내가 지금 키스하기 좋은 감정적 상태인지를 신중하게 가늠해야 한다.
3. 키스할 때 본가에 있는 강아지와의 추억이 떠올라서야 되겠는가? 혀와 침은 소소익선이다. 기도를 막을 기세로 맹렬히 움직이는 혀나 화재 진압을 방불케 하는 침의 향연을 피하자.
4. 대개 키스는 신중한 쪽이 낫다. 리딩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상대와의 키스를 천천히 음미하자. 평온하던 마음에 불씨를 지핀 사람이라면 굳이 우악스러운 방식이지 않아도 강렬할 감정이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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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얼마 안된 신혼인데요, 연애때는 항상 깔끔하게 면도하고 만났어서 수염따가운걸 몰랐다가 결혼하고 주말에 신랑이 수염 안깎은채로 키스하는데 세상에ㅠㅠ
너무 따가워서 분위기 다 깨지고 당장 수염깎고오라며 성질만 버럭냈어요;ㅋㅋ
이걸 읽고 나서야 알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