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직후 섹스, 임신 가능성을 알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보는 분도 계시겠죠? 더 큰 쾌감을 위해 한 달에 한번쯤은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분도 계실 수 있고요. 오늘은 ‘100% 안전한
것은 없으니 콘돔은 상시 착용해야 한다’는 뻔한 말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임신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계산법
생리 직후 섹스로 인한 임신. 솔직히
말하면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
확률은 생리주기가 얼마나 짧은지, 또 생리기간이 어느 정도 되는지의 영향을 받습니다.
생리가 시작되기 약 14일 전 난소에서는
배란을 하죠. 생리혈이 나오는 첫날을 보통 생리주기의 첫날로 계산합니다. 만약 주기가 28일이라면, 생리대/탐폰/생리컵 등을 처음 착용한 날로부터 10일-15일 사이에 배란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생리를 하는 동안 난자는 난소에서 성숙하면서 다음 배란을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
난소 내에서 난자가 완전히 성숙하는 과정이 소요하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주기의 길고 짧음에 따라 배란일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죠. 생리
주기가 짧을 수록 / 혹은 생리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수록, 생리
직후 몇일 간 임신이 가능할 확률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생리주기가 22일 정도로 평균보다 짧은데 7일간 생리를 했다면 생리 직후 수 일 안에 배란이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질 내에 정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최대 기간이 7일임을
감안하면, 배란이 평소보다 아주 조금만 빨라도 임신이 가능하겠죠?
통상적으로 정자의 수명은 2-3일이고, 배란예정일을 기준으로 5일 이내에 대부분의 수정/임신이 발생하며, 안정적인 착상을 하기 위해서는 배란이 시작된 시점으로부터 12-24시간 내에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어야 하긴 합니다. 임신이
그렇게 쉽게 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스트레스와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경우가 많은 현대인에게는 생리주기어플이 ‘안전함’이라고 띄워주는
날이 정말 안전하다고 보장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가능성 타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자와 난자가 만나지 않으면 임신을 할 일이 없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소위 자연피임법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피임법’이라고 하기도 무색할 만큼 의존하기 어렵습니다. 절대로 임신해서는
안될 관계라면 주기를 토대로 도구적 피임을 일시 중단하는 선택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생리 직후의 섹스가 정자와 난자의 수정으로 귀결될 확률이 지극히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자궁 내벽이 생리기간동안 혈액과 함께 배출되었고 생리 첫날을 기준으로 9-10일까진 배란을 하지 않으니 이론적으로만 따지자면 좀 더 위험한 도전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죠. 서로가 심미적 거부감이 없다면 생리 기간 중에는 콘돔 없이 섹스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겠고요.
그러나 피임에 있어서 절대성은 없습니다. 사고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며,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서든 미처 알지 못한 호르몬 변화에 의해서든
이론과 현실은 달라지기도 합니다. 콘돔 없이 임하는 섹스라는 금단이 이따금 굉장히 유혹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에이 설마’하는 그런 마음이 들 때면 원치
않는 임신으로 달라질 서로의 인생이 어떤 모습일지, 지금 잠깐 더 기분 좋은 것이 그런 변화를 무릅
쓸 가치가 있는 것인지 딱 10초만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하혈을 생리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배란일에 약간의 피가 속옷에 배어 나오는 경우도 있고요. 규칙적인
생리주기를 가진 경우, 주기에 맞지 않은 혈이 확인될 때는 즉시 산부인과에 가서 원인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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