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EVE 공식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섹스칼럼입니다.
*이 칼럼에서는 네이버의 가혹한 규정상, 포스팅의
ㅇㄹㅅㅅ를 '오색랄스'으로 대체하오니, 바꿔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인간은 ㅅㅅ에 있어
가장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루틴을 즐기는 종 중 하나다. 왜냐, 오색랄스를 하기 때문이다.(보노보나 침팬치, 심지어 곰도 오섹랄스를 한다고 합니다!!)
즐기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사랑의 행위를 하는 데 있어 혀와 입을 사용한다는 것은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을 어떻게 정의하고 활용해야 하는가. 오늘의
주제는 바로 오색랄스, 입으로 하는 행동임에도
평소 입에 잘 담지 못했던 이야기를 칼럼으로 적어보겠다.
입에 아무것도 담지 못했던 시절
오색랄스는 룰 브레이킹, 그야말로 변칙적인 행동이다. 만약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면
생식기를 입으로 즐기려는 용도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역사 속에서 오색랄스는 삽입섹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거나 하위항목으로 취급되었다. (중세 유럽에서는 오색랄스가 악마적 행위라는 종교적 미명하에 대대적인 금지를 당했던 시절도 있었다. / 출처: Reay Tannahill - "Sex in
History")
클린턴을 쳐다보는 클린턴의 표정에서 딥빡이 느껴진다
근현대에 와서 오색랄스의 폄하에 가장 큰 일조를 했던 사건이 발생했다. 누군가의 잠자리가 역사에
족적을 남긴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당사자의 지위가 지위인만큼 행간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이다.그것은 1997년 클린턴 미합중국 대통령의 '성 스캔들'이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필자는 35인치 파나소닉 텔레비 속에서 업무 중 비서와 오색랄스를 했다는 사실을 담담히 고백하는 미국 대통령의 침통한 표정을 보았다.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때는 대통령이 비서와
간통을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다른 의미로 더더욱 충격적이다. 그가 공식 석상에서 했던 멘트 때문이다.
“나는 그녀와 성관계를 맺지 않았다.”
이 한마디를 통해 미국의 GDP와 섹스 인식은 반비례함이 증명되었다. 클린턴은
스스로 자국의 섹스담론을 퇴보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었던 그가 오색랄스와 섹스의 분절을 선포했기 때문이다.(지금이야
클린턴은 ‘힐러리’로 일컬어지지만 당시만 해도 클린턴은 ‘빌’이었다)
저 대사가 1000년전부터 이어져왔던 기독교 윤리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잃고 싶지 않아서 말했던 얕은 변명인지 알 수 없다.(케네디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똑똑했던 그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했을까는 아직도 의문이다)
세계 최강국의 엘리트지도자는
그렇게 섹스의 범위를 삽입섹스만으로 축소시켰다. 여러모로 망언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영국
선교사들이 후배위를 하고 있던 아메리칸 원주민들에게 자신들의 직업을 따온 체위(정상위:missionary position)를 강요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편협함이다)
가장 사적인 곳, 입
아주 최근에 이르러서도 오색랄스는 섹스와 분절된 채 인식되고 있다. 애인과의
섹스가 힘든 상황에서 우리는 ‘입으로 해줄까?’라는 말로
상대방에게 제안을 건넨다. 마치 오색랄스가 삽입섹스의 대안처럼 제시되는 것이다. 나는 이 발상에 의구심을
가진다. 섹스의 정의는 반드시 삽입 후 사정으로 이어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인가.
입은 식용의 목적을
포함하여 나의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입으로 언어를 말한다. 그리고 그 언어를 통해 의지를 나타내고 감정을 표현한다. 입은
신체 중 가장 지적이며 스스로를 대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그런 입이 상대방의 가장 비밀스러운
곳으로 향한다는 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어쩌면 상대를 번식의 대상이 아닌 애정의
대상으로 공표하는 행위는 삽입이 아닌 오색랄스일지도 모른다.
룰은 없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리고 그 무엇도 과하거나 얕지 않다. 그러나 무엇도 혼자 마음대로
할 순 없다. 한번의 눈맞춤으로도
충만한 오르가즘에 오를 수 있고 두번의 입맞춤으로도 평생 못다할 친밀감을 느낄 수 있으며, 삼십분을
넘게 서로를 애무하면서 죽음을 유보하는 숭고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명시적 동의, 상호존중, 피임(or 성병예방)외에 섹스에 룰은 없다. 오색랄스가 싫다면 하지 않으면 되고 오색랄스가 좋다면 당당하고 맘껏 요구하면 된다.
입을 말하기도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쑥스럽다면 적어서 상대방에게 알려주자, 텍스트가 섹슈얼리티 자극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입증되었다. (로미오와 줄리엣도 성춘향과 이몽룡도 모두 글로 사랑을 나눴다. 대신 부모님께 들켜서 비극이 되었다...)
섹스가 자유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그리고 그만큼 배려하고 지켜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바래본다. 갑갑했던 섹스관의 탈피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고 또 행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늘의 칼럼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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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해 주신 부분에 대해 잘 이해했습니다.
해당 글은 오럴섹스에 대한 편견(오럴섹스는 전희일 뿐 섹스라고 할 수 없다)을 다뤄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 취지에 가장 적절한 사례로써 빌 클린턴이 성 스캔들에 대처했던 '발언'이라고 생각했기에 칼럼에 인용했습니다.
해당 칼럼이 위계에 의한 성폭력, 미투 등을 그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생각해 작성된 글이 아님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적해 주신 부분에 따라 글의 일부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본문 두번째 문단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은 '성 스캔들'으로)
앞으로 더욱 양질의 콘텐츠를 발간하는 EVE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다가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화두되는 사건이였고 농담삼아 하고있는데 제3자인 우리가 못할 이유는 뭔가요?